2024년 2월 7일 0시 대한민국과 요르단의 4강 1차전 경기가 있었습니다. 옵타 등 통계 매체들이 압도적으로 대한민국의 승리를 점쳤을 정도로 객관적 전력상 한국이 앞서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2대 0 대한민국의 요르단전 역대 첫 번째 패배였습니다. 카타르 참사로 기록된 이 경기에서는 어떻게 대한민국이 요르단에 졌는지 원인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 경기개요
경기결과: 요르단 vs 대한민국 2:0 요르단 승 대한민국 패
포메이션: 요르단 3-4-3 vs 대한민국 4-3-3
결장선수: 요르단(알리 올 완, 알 아잘린), 대한민국(김민재)
득점 선수: 요르단(알 나이마트, 알 타마리), 대한민국(없음)
전반
수비적으로 나올 것 같다는 예상과는 다르게 전반부터 알 타마리를 중심으로 빠르게 우리나라 수비진을 압박하는 축구를 구사했습니다. 그 결과 김민재 선수가 없는 대한민국의 수비라인에서 구멍이 생겼습니다. 가장 중요한 후방라인인 김영권, 정승현, 박용우 선수가 압박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고 수차례 패스미스를 범했습니다. 미드필더였던 이재성 선수와 황인범 선수도 역시 패스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점을 파고들어 요르단 선수들은 10개의 슈팅과 5번의 유효슈팅을 퍼부으면서 공격했습니다. 다행히 조현우 선수가 눈부신 선방을 보여주면서 막아줘서 다행이었지 조현우 선수가 없었다면 대량 실점의 위험이 있었습니다.
이렇듯 후안정감이 떨어지다 보니 미드필더부터 공격진까지 전방에서 수비지역으로 내려올 수밖에 없었고 자연스럽게 공격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만 기회는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재성 선수의 결정적인 헤더 슈팅이 골대를 맞는 등 아쉬운 장면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우리나라는 슈팅 4개, 유효슈팅 0개 그치며 빈공에 시달렸습니다. 하지만 전반전에 강력한 모습을 보이던 요르단과 달리 대한민국의 특성상 선수를 교체하면서 후반에 더 좋은 경기력을 보였기 때문에 후반전에 대한 기대도 높았습니다.
후반
후반 경기가 시작하자마자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 선수를 중앙에 배치하고 이재성 선수를 오른쪽에 배치하면서 변화를 가져갔고 이 변화는 성공적으로 보였습니다. 이강인 선수는 중앙에서 볼을 잡고 좌측, 우측으로 패스를 뿌려줬고 이 부분에 요르단의 수비진은 다소 흔들렸습니다. 하지만 선제골을 기록하진 못했고 후방 빌드업을 하던 박용우 선수가 김영권 선수한테 준 대각선 패스가 짧았고 빠르게 달리던 알 타마리의 가로채기로 역습이 이루어졌습니다. 알 타마리와 x자 동선을 가져가 볼을 받은 알나이마트 선수가 선제골을 기록하였습니다.
이 골을 먹힌 후 클린스만 감독은 빠르게 패스미스를 범한 박용우 선수를 빼고 조규성 선수를 투입시켰습니다. 조규성 선수의 투입 이후 아쉬웠던 코너킥 헤더 등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고 주도권을 가져오면서 공격을 전개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또 한 번 후반전의 드라마를 또 쓰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온 국민들이 하고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이후 요르단의 에이스 알 타마리 선수의 역습 한방에 대한민국의 수비진은 붕괴되었고 결국 그의 왼발슛에 허무하게 두 번째 골을 헌납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교체를 빠르게 가져와서 공격에 전념해야 하는 상황이었음에도 후반 81분에 양현준 선수와 정우영 선수가 투입되었고 너무 늦은 교체로 변화는 미미했고 답답한 공격이 이어지던 끝에 패배하고 경기에서 요르단에 2:0으로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요르단에 진 세 가지 이유
1. 체력문제
그럼 본격적으로 패배 요인을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경기 전 손흥민 선수와 다른 대한민국 선수들에게 체력 문제에 대한 인터뷰가 있었지만 "이쯤 되면 안 힘든 선수들이 없다"라면서 체력에는 문제가 없다는 인터뷰를 했었습니다. 하지만 16강 8강전을 치르면서 2,3일 간격으로 120,120분 혈투를 치른 것은 엄청난 체력부담이 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부상이 있던 황희찬 선수의 몸이 무거워 보였고 다른 선수들도 지친 모습을 보여 활발한 공격을 전개하지 못했던 이유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클린스만 감독이 16강이 확정되었던 3차전에서 풀 주전을 가동하면서 체력부담을 가중시켰고 이 점 또한 체력부담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대한민국은 유일하게 16강이 확정된 팀 중 로테이션을 가동하지 않은 유일한 팀이었죠.
2. 김민재 선수의 공백
우리나라 수비수의 핵심이 누구냐고 물어본다면 100명 중 100명은 "김민재 선수"라고 할 것입니다. 그만큼 이 96년생의 바이에른 뮌헨 센터백은 아시아 최고이자 세계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이죠. 그렇다 보니 이 선수에 사실 많은 것을 의존해오고 있었으며 이번 4강 전에서 그 부분이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심지어 벤투 감독이 4년 동안 만들어놓은 수비조직력이 클린스만 감독체제로 오면서 다 무너져버렸고 특히 이 점은 세트피스 수비할 때와 공 수 간격에서 문제점이 잘 드러났습니다. 벤투 감독일 때 공수간격은 20이었지만 클린스만 감독 때는 40으로 벌어져서 미드필더가 수비라인을 조율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이때 김민재 선수는 엄청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마치 수비형 미드필더처럼 후방 3선과 어쩔 때는 2선까지 올라오며 공격과 수비를 도맡아 했습니다.
하지만 경고 리스크를 갖고 있었던 김민재 선수는 8강 호주전에 공을 주지 않는 호주 선수를 거칠게 밀어내는 과정에서 옐로카드를 받았는데요. 이런 리스크를 없애기 위해서는 역시 16강 확정 지으면서 김민재 선수의 옐로카드 트러블을 없앴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옐로카드 두장을 받고 조별리그 3차전에서 휴식을 취했다면 받은 옐로카드가 사라지고 16강 대비를 할 수 있었는데 말이죠. 김민재 선수는 또한 공격에서도 빛을 발휘하는 선수입니다. 이강인 선수가 코너킥을 찰 경우 대부분 김민재 선수의 머리를 겨냥할 만큼 김민재 선수의 헤딩 능력은 대단합니다. 유럽무대에서도 나폴리, 뮌헨을 거치며 시즌 2골 정도는 헤딩으로 기록하는 선수이죠. 세트피스뿐만 아니라 후방에서 김민재 선수가 공격진으로 전달하는 롱패스나 원터치로 중앙 지역에 공을 공급하는 능력을 통해 우리나라 공격진의 템포를 살리는 역할도 도맡았었는데 이런 선수가 없어지니 매우 답답한 상황이 펼쳐질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3. 전술의 부재와 너무 늦은 전술 교체
대한민국 대표팀의 패배요인은 바로 클린스만 감독의 경기 운영과 전술의 부재에 있었습니다. 요르단에 진 이유 첫 번째 이유라고 서술한 체력문제는 전적인 클린스만 감독의 경기 운영 부족에 있었습니다. 조별리그부터 4강전까지 꾸준히 1~2명의 선수를 제외하고는 정해진 풀 주전을 기용했습니다. 센터백을 5명이나 발탁했지만 김지수와 김주성 선수는 전혀 기용하지 않았으며 부상에서 복귀한 김진수 선수도 전혀 기용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호주전에 나와 좋은 모습을 보인 박진섭 선수를 기용하지 않았고 드리블로 좋은 모습을 양현준 선수는 조별리그에서조차 시험해보지 않았고 호주 전에 나와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직선적인 오른쪽 라인의 오버래핑을 주로 하는 김태환 선수를 기용한 채로 양현준 선수를 넣다 보니 동선에서 꼬이게 되면서 드리블을 칠 수 있는 기회가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무엇보다 16강 진출이 확정된 말레이시아와의 경기에서 풀 주전을 기용하는 16강이 확정된 팀 중에 유일한 이상한 전략을 펼쳤습니다. 의도는 사기 진작이라고 지레 짐작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손흥민, 이강인, 황인범 등 주전 선수들의 체력고갈 문제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말레이시아와의 마지막 경기가 중요했던 이유는 바로 옐로카드 트러블에 있었습니다. 김민재, 손흥민, 황인범 등 5명의 선수가 바레인과의 1차전에서 옐로카드를 받았는데 2차전인 요르단 전에서 카드를 받은 선수들이 카드를 받게 하고 조별리그 3차전에서 경고 누적이라는 명목으로 체력을 비축했다면 더 좋은 결과가 나왔을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선수 기용에 관한 문제였고 다음은 교체 시기와 전술에 대한 부분입니다. 월드컵 16강을 이뤘던 벤투감독 또한 2019 아시안컵 8강에서 지고 난 후 많은 비판을 받았으나 벤투 감독만의 확실한 전술과 스타일이 있었기 때문에 믿어보자는 여론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클린스만이 지금 대한민국 대표팀에서 보여주는 축구는 역대급 황금세대라고 불리는 선수들의 개인 기량에 의존하는 선수 의존 축구라는 전술이 아예 없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세트피스 전술, 수비라인 조율, 공격에서의 연계플레이 등 준비기간이 꽤 길었음에도 불구하고 부분 전술에 대한 준비는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가 바로 요르단 전이었습니다.
김민재라고 하는 선수가 없었으면 적어도 쓰리백을 가동해야 했습니다. 호주 전에서 좋은 공중볼 경합을 보여줬던 박진섭 선수를 쓰리백의 중앙 스토퍼로 기용하고 3백을 사용했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불안한 4백으로 나왔으며 전반전에도 역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괜찮습니다. 박용우 선수와 후방 수비라인이 부족하면 애매한 축구가 아니라 수비에 중심을 두는 역습 축구를 생각하고 있었어야 합니다. 선수들의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었기 때문에 빠르게 박용우 선수를 보호할 수 있는 수비형 미드필더인 이순민 선수나 박진섭 선수를 기용하여 투 볼란치를 형성할 수도 있었고 5-3-2로 전술을 조정하여 손흥민과 황희찬이라는 세계 최고의 역습 카운터 전략으로 투톱을 기용할 수도 있었는데 이런 부분이 전혀 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교체 전술로 선제골이 먹히고 조규성 선수 그리고 두 번째 골을 먹힌 후 후반 81분경 정우영, 양현준 선수를 동시에 기용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여기에서도 전술의 허점이 보였습니다. 선제골을 먹힌 후 조규성 선수를 넣으면서 불안했던 박용우 선수를 뺐는데 그가 빠진 자리에는 불안했던 수비진을 보호하는 선수가 체력이 고갈된 황인범과 이재성 선수였습니다. 여기에서 황인범 선수와 이재성 선수 역시 지쳐있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홍현석 선수와 박진섭 선수를 기용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그대로 경기는 진행됐고 역시나 불안했던 수비라인과 미드필더라인에서 볼을 뺏긴 후 알 타마리 선수에게 두 번째 골을 헌납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골을 먹히게 되는 순간 총공격을 나서야 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10분째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가 후반 81분에 선수를 바꿨습니다. 정말 너무 늦은 교체 타이밍이었습니다. 이 정우영 선수와 양현준 선수를 넣은 것도 공격수는 투입했는데 전술이 없다 보니 공격은 전혀 되지 못했습니다. 또한 정우영 선수의 폼은 그렇게 좋아 보이지 않았을뿐더러 양현준 선수 또한 김태환 선수와 동선이 겹치며 장기인 드리블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이때는 골을 먹히자마자 바로 선수들을 대거 교체했어야 했고 체력이 고갈되었던 김태환 선수와 설영우 선수를 빼고 김진수 선수와 양현준 선수를 넣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진수 선수도 크로스에 장기가 있는 선수입니다. 월드컵에서 가나 전에 멋있는 조규성 선수의 두 번째 골을 만들어낸 어시스트를 기록한 선수가 바로 김진수 선수인데 이를 기용하지 않은 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아무런 조정도 없었고 교체도 없는데 어떻게 이길 수 있나요..? 이렇게 마지막 교체 전술까지 클린스만 감독의 무능력함이 뿜어져 나오는 경기였습니다.
마무리
선수들은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다음 포스팅으로는 클린스만과 축구협회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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